오페라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여 복잡한 관계와 서사를 풀어가는 종합 예술 장르이다. 그러나 그와는 대조적으로 모노오페라(모노드라마가 정식 명칭이다)는 한 명의 성악가가 무대를 온전히 이끌어가는 형식으로, 성악가의 역량을 더욱 직접적으로 시험하는 예술이다. 이 장르는 성악가의 발성과 연기력, 감정 몰입 능력까지 총체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성악가 자신의 음역과 표현력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소프라노, 바리톤, 테너를 위한 대표적인 모노오페라를 몇가지 소개하고 각 작품의 특성과 감상 포인트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 소프라노를 위한 주요 모노오페라
소프라노 성악가에게 가장 잘 알려진 모노오페라로는 프란시스 풀랑크(Francis Poulenc)의 ‘인간의 목소리(La Voix Humaine)’가 있다. 이 작품은 1959년에 발표된 1인극 오페라로, 전화선을 통해서 연인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는 한 여성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소프라노의 극적인 감정 변화와 다양한 음색 표현이 요구되며, 연기와 발성의 완급 조절이 핵심이다.
또한 쟌 모네의 ‘Médée’ 역시 소프라노를 위한 주요 모노오페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메데이아의 심리와 복수를 테마로 하여 격정적인 감정선과 드라마틱한 선율을 통해 극한의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헨리 퍼셀의 ‘Dido’s Lament’와 같은 작품을 모노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무대화하는 새로운 시도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2. 바리톤을 위한 주요 모노오페라
바리톤 음역을 위한 대표적인 모노오페라로는 마르셀로 푸치니의 ‘Il Tabarro’ 중 ‘Michele’의 독백 장면을 들 수 있다. 비록 원래는 전체 오페라의 일부이지만 독립된 모노오페라 형식으로 자주 재해석되어서 외국에서는 종종 공연된다. 강렬한 감정 표현과 서정적인 선율이 공존하여, 바리톤 특유의 풍성하고 깊이감 있는 음색을 드러낼 수 있다.
또한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Peter Maxwell Davies)의 ‘Eight Songs for a Mad King’은 현대음악적 요소가 가미된 독특한 작품이다. 영국의 광기 어린 국왕 조지 3세를 소재로, 극단적인 발성, 확장된 기법, 다양한 표현력을 성악가가 잘 소화해 낼 수있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바리톤 성악가에게 있어 현대 모노오페라의 도전이자 성과로 평가받는다.
3. 테너를 위한 주요 모노오페라
테너 음역에서는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의 ‘Erwartung’을 추천할 수 있다. 비록 원작은 소프라노용이지만, 테너 음역으로 편곡하거나 비슷한 형식의 작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무조음악과 심리극을 결합해 놓은 형태로 테너 성악가가 극도의 불안과 긴장, 그리고 공포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의 ‘El retablo de maese Pedro’ 중 테너가 맡는 Don Quixote의 독백 장면을 모노오페라 형식으로 독립시켜 공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스페인적 감성과 낭만적인 선율을 통해 테너의 음색과 감정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작품이다.
모노오페라는 각 성악가의 음역과 표현력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장르는 성악가가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장르이다. 특히 소프라노, 바리톤, 테너 음역에 따라 감정선, 발성법, 연기 기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본인의 음역과 특성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대표 작품들을 통해 성악가 여러분이 모노오페라의 매력을 새롭게 경험하고, 무대 위에서 깊이 있는 감정과 예술성을 표현해보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