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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오페라 여성상 연구: 콘스탄체, 돈나안나, 수잔나, 파미나

by neokbw123 2025. 4. 11.

오페라 악보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단순하게 음악극을 넘어서 시대를 초월한 인간 내면의 성찰을 담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 속 여성 캐릭터는 단순한 비련의 여인이 아니라 자율성과 감정을 가진 주체로서 묘사된다. 이 글에서는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의 콘스탄체, <돈 조반니>의 돈나 안나,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마술피리>의 파미나를 중심으로 모차르트가 창조한 여성상(女性像)의 변화와 성격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서 18세기 계몽주의와 여성에 대한 인식이 오페라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콘스탄체

<후궁으로부터의 탈출>(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은 1782년에 발표된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독일어로 된 오페라로, 오스만 제국의 이국적 배경 속에 자유와 사랑, 용서의 테마를 담고 있다. 주인공 콘스탄체는 납치되어서 후궁에 갇혀 있지만 그녀는 단순히 구원만 갈방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기 의지를 지닌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녀는 파샤의 유혹과 강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사랑을 끝까지 지켜낸다. 특히 “Martern aller Arten(모든 고통 속에서도)”라는 아리아는 단순한 기교 과시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자존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모차르트는 18세기 유럽의 전형적 여성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성적이면서 도덕적 판단력을 가진 여성 주체를 창조하였고 이는 계몽주의 시대의 인간관과 맞닿아 있다.

2. 돈나 안나와 피가로의 수잔나

<돈 조반니>의 돈나 안나는 전통적인 비극적인 여성상에 가까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그녀는 피해자가 아닌 능동적인 복수의 주체로 묘사된다.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끝내 조반니를 응징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고전주의적 이상 속에서도 도덕적인 정의를 구현하려는 여성으로 표현된다. 한편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는 전혀 다른 차원의 여성상이다. 그녀는 하녀라는 낮은 사회적 위치에 있지만 재치있는 기지와 남다른 지혜로 귀족 남성을 능숙하게 상대하며 궁정의 위선과 권력에 도전한다. 모차르트는 수잔나를 통해 계급과 성별을 초월한 인간 존엄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캐릭터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 변화에 대한 작곡가의 통찰을 반영한다. 또한 그 시대 여성의 억압과 현실을 유머와 음악으로 극복하는 모델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3. 파미나

<마술피리>(Die Zauberflöte)의 파미나는 오페라 후반부에 이르러 가장 빛나는 인물로 성장한다. 처음에는 어머니 밤의 여왕의 뜻에 흔들리는 나약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점차 사랑과 진실, 용기와 자기 이해를 통해서 독립적인 인물로 발전한다. 그녀는 타미노와 함께 시련을 겪으면서 오히려 남성보다 더 깊은 영적인 성숙도를 보여준다. 파미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랑과 희생, 신뢰와 인내를 통해서 계몽주의적인 이상을 보여준다. 모차르트는 이 캐릭터를 통해 단지 사랑스러운 여성상을 넘어서 철학적 주제를 전달하는 중심에 선 인물로 여성 캐릭터를 배치함으로써, 음악극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그녀는 여성의 내면적 자율성과 도덕적 주체성을 보여주는 가장 모범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아름다운 선율 그 이상을 담고 있다. 그는 여성 캐릭터를 통해 인간 존재의 다양한 면모를 탐색하였고, 이들의 성격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서사의 핵심을 이끄는 철학적인 존재였던 것이다. 콘스탄체의 자존, 수잔나의 기지, 파미나의 성장은 각각 다른 시대와 배경에서도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과 울림을 주고 있으며 모차르트가 진정한 의미의 ‘계몽 작곡가’였음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