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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저주받은 오페라 TOP3: 운명의 힘, 파우스트, 리골레토

by neokbw123 2025. 4. 7.

저주를 상징하는 새

오페라는 예술성과 극적 요소가 결합된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공연이 하나의 생생한 사건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오페라 역사에는 유독 공연 중에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작곡가 혹은 출연자에게 불행이 따랐던 작품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흔히 ‘저주받은 오페라’라고 불리며 예술계를 넘어 대중문화 전반에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회자된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공연 중 끊임없는 사고가 발생한 오페라들, 운명의 힘, 파우스트, 리골레토를 중심으로 그 배경과 음악사적 맥락, 그리고 우리가 이 사건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1. 베르디의 운명의 힘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라 포르자 델 디스티노(La Forza del Destino), 즉 ‘운명의 힘’이라는 제목을 지닌 이 오페라는 그 이름처럼 공연 중 유난히 많은 사고와 사망 사건이 있었던 작품으로 악명이 높다.

실제로 이 오페라는 초연 이후 여러번 공연 도중 무대장치 붕괴와 조명사고, 심지어 출연진의 돌연사까지 이어지면서 “저주받은 작품”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세계 여러 극장에서는 이 오페라를 공연할 때 제목을 대놓고 언급하지 않거나 리허설 중 ‘운명’이라는 단어를 피하는 미신적인 행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 음악학자들은 이 오페라의 극적인 구조나 음향적 긴장감이 공연 환경에 부담을 주는 구조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계속적인 사고의 반복은 단순한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여전히 매우 설득력을 얻고 있다.

2. 구노의 파우스트 

샤를 구노(Charles Gounod)의 파우스트(Faust)는 괴테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로, 인간이 악마와 거래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초자연적 내용과 악마적인 요소 때문에 이 작품 또한 오랜 세월 ‘저주받은 오페라’로 불려 왔다.

가장 유명한 일화 중에 하나는 1960년대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 도중 주인공 메피스토펠레스 역의 성악가가 무대 위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이다. 이 외에도 조연 배우의 낙상 사고와 갑작스러운 무대 정전 등 다양한 사고들이 이 작품과 관련하여 있었다.

일부 연출자들은 이 작품을 올릴 때 위와 같은 저주를 피하기 위해 ‘악마의 장면’을 생략하거나 대본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오페라계에서 예술과 미신의 경계가 얼마나 유동적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기도 한다.

3. 베르디의 리골레토 

리골레토(Rigoletto)는 베르디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궁정 광대 리골레토가 저주 속에 딸을 잃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작품 역시 내용뿐 아니라 실제 공연사에서도 ‘저주’를 상징하는 사건들이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오페라는 초연 당시에도 검열 당국과의 갈등으로 인해서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으며 이후 공연에서는 주인공 역을 맡은 성악가가 계속해서 부상을 당하거나 극장 내의 기술적인 사고로 공연이 중단되는 일이 이어졌다.

리골레토는 극 중 ‘저주’라는 주제를 음악적으로도 강렬하게 표현하는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주요 아리아인 “La maledizione (저주)”는 극 전체의 서사를 이끄는 핵심 곡으로 많은 이들이 실제 공연 중 이 장면에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일부 성악가들은 이 장면을 앞두고 무대 밖에서 십자 성호를 긋거나 기도를 하는 등 나름의 미신적 의식을 행하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저주받은 오페라라는 개념은 단순하게 미신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도 공연 도중 반복되는 사고와 불운이 관객은 물론 연주자들에게까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오페라는 라이브 무대라는 특성상 작은 변수 하나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예술 형태이다.

예술가들은 종종 창작과 연주의 과정에서 감정과 에너지의 집중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그러한 과정에서 어떤 이들은 초자연적인 존재나 상징적인 사고에 더욱 민감해지기도 한다. 결국에 이러한 '저주받은 오페라'는 오페라라는 예술이 얼마나 인간의 감정과 정신, 무의식에 깊이 닿아 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도 해석해볼 수 있다.

오늘날에도 세계 많은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위와 같은 작품들을 공연할 때 각별한 주의와 준비를 기울이고 있고 관객 또한 이러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전설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저주받은 오페라'는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음악과 인간 심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형성된 예술적 문화현상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